[올해의 시리즈]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할 수 있도록
“에세이 시리즈의 후발 주자로서 론칭 초반에 존재감을 주려면 양이든 질이든 승부수가 필요했다.”-남연정 드렁큰에디터 편집장드렁큰에디터가 올해 5월 출범시킨 ‘먼슬리에세이’ 남연정 편집장의 변은 ‘아무튼 시리즈’ 이후 출판계의 고민을 함축한다. 독자는 이미 양질의 ‘소확행’ 에세이를 맛봤고, 책은 그들의 요구에 지속적으로 부응할 의무와 이유가 있다....
View Article[고전 특집] 2021년의 고전을 묻다 (Feat. 북 도슨트)
“모두가 너무 안전한 선택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특정한 책이 되풀이해서 언급되고 똑같은 해석이 붙습니다. 어쩔 수 없죠, 특히 TV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체이니까요. 하지만 누군가는 새롭게 고전이라 부를 만한 책을 발굴하고 이야기해야 하죠.” 마티의 박정현 편집장과 나눈 대화의 일부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21년 1월호는...
View Article[고전 특집] 지구와 세상을 위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실천 – 대기과학자 조천호
“우리는 과학을 무시했고, 우리 앞에 놓였던 합리적인 선택들을 외면했다. 그 결과 시간은 더 이상 우리 편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한층 현명하게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 마이클 만“기후위기는 인류가 처음 경험하게 될 ‘회복 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위험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 초대 원장이었으며 대기과학자인...
View Article[고전 특집] 익숙한 세상과의 결별을 위한 독서 - 마티 박정현 편집장
‘삶은 소박하게, 사유는 높게, 도서출판 마티입니다.’ 블로그에 걸린 이 한 줄은 마티가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지 알려준다. 인터뷰가 있던 2020년 12월 8일, 마티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20세기 여성 작가들의 삶을 담은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를 발행했다. 뒤표지에는 12명의 여성 작가 이름이 ‘수전’과 ‘한나’를 배제한 채...
View Article[고전 특집] 여자를 위해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 예술사회학자 이라영
“이번에 재니는 비싼 베일도 상복도 입지 않았다. 그녀는 그대로 작업복을 입었다. 너무 슬픔에 빠져 있어서 슬픔을 표현할 옷을 입을 겨를이 없었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조라 닐 허스턴처음 북 도슨트로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을 떠올렸을 때만 해도, 그가 최근 펴낸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는 신간 리스트에 올라오지 않은 터였다....
View Article[고전 특집] 순정만화, 그 자체로 가장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 - 『엘르』 에디터 이마루
“지옥은 필요 없어요. 사람을 교화하는 데는 신의 은총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종교를 강제와 협박으로 마음 속에 끌어들이려고 한다면 종교를 주입시키는 게 아니라 공포를 주입시키는 것입니다.” -『헬무트』당연한 얘기지만 『아무튼, 순정만화』 안에는 『아무튼, 순정만화』를 쓰게 된 이유가 틈만 나면 등장한다. 예를 들어, “그렇다. 똑 부러지는 여자애는 도무지...
View Article[고전 특집] 장르라는 달콤한 중독 – 엘릭시르 편집주간 임지호
“제일 중요한 일들은 말하기도 제일 어렵다. 그런 일들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말로 표현하면 줄어들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는 무한히 커 보였는데 막상 끄집어내면 한낱 실물 크기로 축소되고 만다.” -『스탠 바이 미』, 스티븐 킹“순수한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책은 여전히 배움을 목적으로 하는 책에 밀려나기 일쑤죠. 책은 아이스크림과 같아서, 먹지 않아도...
View Article[고전 특집] MD의 시선으로 가려 뽑은 미래의 고전
오늘도 100년 후 고전으로 불릴지도 모를 책들이 생산되고 있다. 바람을 담아 9권을 뽑았다. 모두 최근 10년 이내 출간된 책이다.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지음 | 웨일북‘라떼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우리랑 달라’ 소크라테스 역시 그랬던 것처럼 100년 후에도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갈등은 여전할 것 같다. 어쩌면 2120년에 『2100년생이...
View Article[고전 특집] 다시 봐도 새롭네, 판본의 세계
작가의 수정과 개작, 판본과 시대를 둘러싼 번역의 미묘한 차이, 독자를 들썩이게 하는 리커버까지, 고전의 자기 증식은 매번 새롭다.어떤 판본을 읽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기념할 일은 기념해야 하는 법. 찰스 디킨스 사후 150주년 선집으로 첫 장편인 『픽윅 클럽 여행기』는 국내 초역이다.각각 포르투갈어 원본, 독일어판,...
View Article[특별 기고] 지난 사랑을 더듬는 시간 - 백남룡 장편소설 『벗』
혼자 조물조물 쓰던 일기장을 걷어치우고 대신 페이스북을 일기장 삼은 지 이제 꼭 십 년이다. 그 사이 세월이 변해 “페이스북? 이제 좀 촌스럽지 않아? 다들 인스타로 건너가지 않았어?”라는 소리를 많이 듣긴 하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페이스북에는 우아한 아재들이 포진해 있다. 아재는 꼰대만 있는 것이 아니냐고? 그럴 리가. 페이스북에서 오래 지낸...
View Article[특별 인터뷰] 웹툰 , 여성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다
여성들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것을 되살려내는 것은 다름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이다.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앞선 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속 여성들의 모습은 현재와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불교 미술의 영향을 받은 뛰어난 작화와, 세밀한 조사로 탄탄하게 쌓아 올린 서사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놀랍게도...
View Article[불안과 위로 특집] 계속해서 다음 일만 생각하는 거야 - 김형보 어크로스 대표
수습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깊은 우울을 겪은 적이 있다. 내가 저지른 일들의 후과라 다른 이를 탓할 수도 없었고, 막상 주위를 돌아보니 속내를 털어놓고 위로를 구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힘을 낼 수가 없어서, 스스로 ‘힘 좀 내자’라고 주문을 걸 수도 없었다. 두려움과 막막함이 나를 지배했던 그때, 옆에서 보다 못한 아내가 내게...
View Article[불안과 위로 특집] 산책이라는 자명한 감각 - 박상미 작가
2020년 1월 10일 나는 발리에서 서울로 들어왔고,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20일 한국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1월 말, 2월엔 전시 준비에 바빴다. 중국에서 생긴 바이러스가 뉴욕까지 올까 싶었다. 4월 초 첼시의 새로운 공간에서 그렉 콜슨의 개인전을 오픈할 예정이었고, 독일과 LA에 있는 그의 작품 배송을...
View Article[특별 인터뷰] 그림 작가 이내 “고양이 선생님과 오늘도 냥마스테!”
고양이와 요가, 그림이 함께 하는 하루! 그림 에세이 『오늘도 냥마스테』는 일상의 기쁨과 불안, 행복이 가득한 책이다. 장강명 소설가의 『책 한번 써봅시다』, 마쓰모토 게이스케의 『청소 시~작!』에 일러스트를 그린 이내 작가는, 언제나 특유의 그림체로 위트와 따뜻함을 전해왔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고양이 선생님 ‘모리’와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다져나가는...
View Article[불안과 위로 특집] 인문심리서 편집자에게 온 편지
언스플래쉬엄지원 편집자 『침묵에서 말하기로』 캐럴 길리건 지음 | 심심“여성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나는 여성의 삶을 포함하면 심리학과 역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가 서술되는 방식과 역사를 전달하는 목소리의 주체를 문자 그대로 송두리째 바꾼다.”(19쪽)침묵에서 말하기로 옮겨가기 위해 싸워온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
View Article[불안과 위로 특집] '위로'가 필요한 순간, 추천하는 책!
『음식의 위로』에밀리 넌 지음 | 이리나 옮김 | 마음산책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술에 의존하던 삶은 급기야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진다. 사랑하던 약혼자는 이별을 고하고,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는 내쫓기듯 나가야 한다. 삶이 이 지경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에밀리 넌은 불안하고 비통한 자신의 마음 상태를 SNS에 쏟아내기로...
View Article데이비드 색스 X 어크로스 김형보 대표 『사장의 탄생』 특별 대담
전작 『아날로그의 반격』을 준비하며 많은 사장들을 만난 데이비드 색스가 신작 『사장의 탄생』 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빨리 기업을 팔아 큰돈을 쥐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대세가 되어버린 실리콘밸리의 창업가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다루고 싶었다는 그가, 『사장의 탄생』 한국어판 책을 펴낸 출판사 사장 ‘어크로스 김형보 대표’를 비대면으로...
View Article[그래픽노블 특집] 출판만화의 대표작을 알아보자 - 『펀 홈』 외
『스피닝』 틸리 월든 지음 | 박다솜 옮김 | 창비어떤 점에서 모든 만화는 ‘순정’만화이다. 만화 독자는 만화의 순정을 믿어 의심치 않으므로. 학교 폭력, 따돌림, 첫사랑, 커밍아웃…. 『스피닝』은 어지러운 청소년기를 지나온 모든 이에게 섬세한 위로를 전한다. 진심을 다해. 『펀 홈』 앨리슨 벡델 지음 | 이현 옮김 | 움직씨『펀 홈』 한국어판은 2018년...
View Article[그래픽노블 특집] 그래픽노블은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했을까
『이세린가이드』 , 코난북스 제공1970년대 미국의 주류 만화 시장을 주름잡던 건 코믹북이었다. 그 내용과 형식은 천편일률적이었다. DC나 마블의 슈퍼히어로가 주로 등장해 급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서둘러 사라져버리는 식이었다. 말하자면, 완성도 있는 드라마가 되지 못했다는 것. 이 대목에서 세계 만화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더 스피릿』의 작가 윌 아이스너가...
View Article[그래픽노블 특집] 김금숙이라는 장르 - 『풀』 김금숙
『풀』의 하비상 수상 소식이 날아들자 『풀』은 ‘또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야?’에서 한국 그래픽노블의 이상적 현재가 됐다. 김금숙은 말한다. “반복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러면 저에게 절실함이 돼요. 이야기하지 않고는 다음 이야기로 건너갈 수 없어요.” 『풀』을 빼고 김금숙을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어요. 한편으로는 수상 소식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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