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독자] 찰스 부코스키를 소개합니다
『호밀빵 햄 샌드위치』찰스 부코스키 지음 | 열린책들 번역가이자 프로페셔널 독자로서 작가를 만나는 방법에는 지극히 간단하게도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직업적 대상으로서 작가의 작품을 소개받는 길이다. 편집자나 에이전시 쪽에서 추천하거나 나 스스로 기획 번역할 텍스트로 작가를 선정하고 읽어보다가 만나게 되는 작품들이 있다. 아마 이것이 “최초의 독자”라는...
View Article[유쾌한 인문 발칙한 인문] 해방인가 진열인가
알다시피, 근래 청년 문제는 급변했다. ‘노력을 안 한다’고 호통치고 ‘청춘은 원래 아픈 거’라고 설레발치는 자칭 멘토들 앞에서, 청년들이 반성과 깨달음의 눈물을 흘리고, 없는 형편에 그들의 책까지 팔아주던 기막힌 풍경이 불과 한두 해 전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호통과 설레발(흔히 꼰대질이라 표현되는)에 대한 청년들의 반감이 팽배해지고 순식간에...
View Article[같은 책 다른 표지] 『우주전쟁』
SF소설의 선구자인 허버트 조지 웰즈Huebert George Wells는 1894년 화성을 관측한 사람들 가운데 그곳에서 이상한 빛을 보았다는 증언에 영감을 얻어 상상소설인 『우주전쟁』을 썼다. 문어처럼 긴 다리를 가진 고등생명체가 거대한 깡통과 함께 지구를 침략한다는 내용의 이 소설은 지구 밖 다른 생명체의 존재 여부와, 우리가 그랬듯 그들도 환경에 따라...
View Article[금주의 책] 귀농을 꿈꾸는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
한 권만 뽑으라면….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지음ㅣ 바다출판사 마루야마 겐지 씨는 누구에게 친구로 소개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1943년생으로 올해 나이 일흔 넷인 그는 스물넷에 이미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고향 나가노로 귀향해서 50년 넘게 살고 있다. 대개 사람들은 귀농한 사람들에 대해 가지는 기대가 있는데, 여유를 찾았거나 달관했거나...
View Article『일곱 가지 이야기』와 상냥한 미스터리들
『일곱 가지 이야기』가노 도모코 지음 ㅣ 피니스아프리카에 소소한 일상의 수수께끼 대부분의 미스터리 작가들은 작품을 쓸 때 사건을 구상하고 그 결론을 먼저 생각한다. 그다음 결론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길 주변에 단서를 공정하게 흩뿌리고,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서두를 준비하는 식이다. 그만큼 미스터리 소설에서 사건은 가장 중요하다. 주된 사건의 형태와 그 범위는...
View Article[허연의 트위터처럼 시 읽기] 호라티우스 『카르페 디엠』
허연 RetweetedCarpe diem@Quintus Horatius Flaccus생의 마지막이 언제일지 바빌론의 점성술에 묻지 말라. ....................현명한 생각을 하라. 술을 내려라. 짧은 우리네 인생에긴 욕심일랑 잘라내라. 말하는 사이에도 우리를 시샘한 세월은 흘러갔다. 내일은 믿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 ‘카르페...
View Article[MD 리뷰 대전] 여전히 ‘읽기 혁명’이 필요한 시대
대학 새내기 시절, 첫 수업 명은 가물가물한데 첫 과제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손석춘의 책 『신문 읽기의 혁명』을 참고해서 당시 총선 시민연대의 국회의원 낙선 운동에 대한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보도 내용을 비교 분석하는 과제였다. 대학 생활 동안 '왜 중고등학교 때는 이런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던 씁쓸한 순간이 많았는데, 신선하기도...
View Article[MD 리뷰 대전] -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은밀한 장치
지루하지 않게 걷기 운동을 하려면 백화점에 가라는 말이 있다. 쇼핑몰에서는 오래 걸어도 웬만하면 쉽게 지치지도, 지루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마트나 쇼핑몰에서 평균 2시간 쇼핑을 하면 평균 4km, 그러니까 약 10리나 되는 긴 거리를 걷는다고 하는데, 러닝머신 위에서 걷기 운동을 했다면 나로서는 꿈도 못 꿀 거리다. 그런데 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View Article위트 앤 시니컬, 시집을 위한 작은 집
독립 서점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서점들이 늘어 가더니, 이번에는 시집 전문 서점의 차례다. 시집 『오늘 아침 단어』를 낸 유희경 시인이 신촌기차역 근처에 시집 전문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오픈했다. 길을 물어물어 건물 3층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시집은 안 보이고 LP판과 음반과 카페가 보인다면, 제대로 찾아왔다.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파스텔뮤직에서...
View Article[7월의 독자] 유승보 “그것 참 괜찮은 생각”
● 이름 : 유승보(일러스트레이터)● 나이 : 29세 ● 소속 : 그림책방 ‘베로니카 이펙트’ 대표 ● 취미 : 새 폴더에 그림 수집하기 그림책 서점을 열게 된 계기가 있나? 글을 쓰는 여자친구와 함께 책을 만들기 위해 해외 그림책을 광적으로 수집했다. 어느 날 집으로 놀러 온 지인이 “서점이라도 차릴 거냐?”라는 비아냥 섞인 질문을 던졌는데, ‘그것 참...
View Article[특별 기고] 낭비되고 낭비하여 아름다운 유혹
손쉬운 사랑은 없다. 다른 존재를 향한 열망이 발화되는 것은 순간이나 그 존재에 닿을 때까지는 고독의 시간을 앓아야 한다(고독이 소중하다면 그것은 존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존재의 심연은 견고하므로, 더욱이 다른 존재라면, 내 고독의 보상을 그에게 쉬이 기대할 수 없다. 천운이 도래하여 열망하던 존재와 연인이 되었다고 해도, 그것을 섣불리 사랑이라고...
View Article[책을 만드는 사람들] 편집은 기획, 그리고 독자를 만나는 일
<채널예스>에서 매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첫 번째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편집자의 세계다. 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책을 기획하고, 저자를 섭외하고, 원고의 교정, 교열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책의 디자인과 배열을 어떻게 할지, 어떻게 책을 어느 독자와 만나게 할지, 말 그대로 책의 처음과 마지막을 감독처럼...
View Article[금주의 책]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한 권만 뽑으라면….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리처드 탈러 저/박세연 역 | 리더스북 <빅쇼트>는 2005년부터 2008년 월 스트리트의 실화를 다뤘다. 크리스천 베일, 브래드 피트 가 출연했다. 의사이며 사모펀드의 대표인 크리스천 베일, 마이클 버리는 관찰과 계산을 통해 미국의 모기지론, 주택 채권 시장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는...
View Article[낮책 밤책] 길 위의 청춘, 카페 깔루아
마지막 여정은 덴버에서 출발해 텍사스를 지나 멕시코로 향하는 것이다. 드디어 멕시코시티에 도착한 그들이 가장 먼저 찾은 건 역시 술과 여자였다. 커피에는 럼주와 육두구가 섞여 있었다. 맘보가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졌다. 어둡고 좁은 길에는 수백 명의 매춘부가 서 있었고, 슬픈 눈빛이 밤 속에서 우리를 향해 빛났다. 우리는 광란과 꿈 속에서 방황했다. 잭...
View Article[낮책 밤책] 뜨거운 갈등과 더위를 식혀주는 책 한 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 무엇인가요?" 꽤 진부해 보이는 이 질문은 손님이 어떤 사람인지 단기간에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종 사용합니다. 그 책을 통해 알맞은 술을 권해 드릴 수도 있으니깐요. 물론 수많은 소중한 책들 중에서 단 한 권만 뽑는 것은 지나치게 잔인한 일이라는 점, 인정합니다. 그런데, 제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
View Article세상의 미스터리는 두 종류로 나뉜다
천사들의 탐정하라 료 저 | 비채 아주 크게 보면, 세상의 미스터리는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영국식 미스터리이고 또 하나는 미국식 미스터리이다. 영국식 미스터리는 대략 이렇다. 점잖고 부유한 신사숙녀가 아늑한 저택에 모인다. 오가는 대화 속에 감춰진 살의가 천천히 드러난다. 마침내 기묘한 수수께끼로 감춰진 살인이 일어나고 천재 탐정이 나타나 멋지게 사건을...
View Article[맨 처음 독자] 윌리엄 트레버를 소개합니다
내가 윌리엄 트레버를 처음 만난 것은 그의 나이 60대 중반 무렵이다. 그 이전에는 풍문으로 들었을 뿐이다. 물론 줌파 라히리가 격찬했다는 두꺼운 『단편 모음집』은 갖고 있었으나, 그 두께에 질려서였을까, 아니면 푸짐한 잔칫상에서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르지를 못해서였을까, 어쨌든 제대로 대면할 기회가 없었다.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View Article읽기 어려운 책에 대한 어려운 리뷰
철학의 기원가라타니 고진 저/조영일 역 | b(도서출판비) 가라타니 고진은『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에서 일본의 근대문학이 자유민권운동의 실패라는 퇴행적 현상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썼다. 정치적 실천의 좌절이 지식인들로 하여금 “내면”과 “풍경”으로 후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은 6~70년대 대중운동의 실패로 일본에서 유사한 현상, 즉 정치에서...
View Article우리 대학생들은 이런 책 읽어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 8기가 선발됐다. 서포터즈는 마케터, 리포터로 나눠져 예스24의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 예스블로그, 웹진 <채널예스>에서 취재 및 홍보를 담당할 예정이다. 예스24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소통할 8기 서포터즈, 장서현(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양미지(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View Article여름휴가, 책 뭐 읽지?
여름휴가,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기이다.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한다는 변명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시기, 신나게 여행을 떠나며 책 한 권을 들고 가는 것은 어떨까. 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 8기 리포터팀이 여름휴가에 들고 가면 좋을 책을 추천해보았다.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책 꾸뻬 씨의 행복 여행프랑수아 를로르 저/오유란 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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