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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쉼없는 비처럼
내 가슴을 두드린다
사람들은 고통으로 뒤틀리고 비명 지르지만,-
새벽이 오면 그들은 다시 잠잠해지리라.
이것은 차오름도 기울음도
멈춤도 시작도 갖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옷을 차려입고 시내로 간다.
나는 내 의자에 앉는다.
나의 모든 생각들은 느리고 갈색이다.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아무래도 좋다. 어떤 가운을 걸치든
혹은 어떤 구두를 신든.
- 빈센트 밀레이 「슬픔」 (『죽음의 엘레지』, 최승자 옮김, 읻다)
그런 날이 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아쉬운 일이 자꾸 떠오르고, 부족했던 모습이 생각나 뒤척이고, 잘 숨겨둔 질투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날. 못한 기억들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날. 이 순간 최악의 인간은 바로 나라는 생각이 밀려오는 날이요. 깜깜한 밤이 마치 내 모습 같아 답답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 밤은 언젠가 끝날 거고, 결국 동이 튼다는 사실을요. 나쁜 감정은 야행성입니다. 이 친구들은 밤이 깊을수록 활발해지죠. 눈을 꼭 감았다 뜨면 이 시간도 다 지나갈 겁니다. 오늘은 푹 주무시기를 바랄게요.
죽음의 엘레지 - 예스24
자연의 시 언어를 구축한 빈센트 밀레이, 자기만의 시 언어를 확립한 최승자의 번역으로 재출간되다 빈센트 밀레이의 시가 시인 최승자의 섬세한 번역으로 다시 출간된다. 『죽음의 엘레지』는 최승자 시인이 직접 선택하고 번역했기에 더욱 특별하다. 그녀 또한 세상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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